
이번 등록금 용지를 출력한 학우들 중에는 뭔가 커다란 변화를 찾으려 했거나,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작은 변화 하나를 발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번 용지의 가장 오른쪽 부분에 학생회비와 교지대는 자율납부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가 적혀있다. 자율납부란, 이제까지 모든 학우들이 수업료 등 기타의 등록금과 함께 반드시 내야 했던 학생회비를 각각의 학우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서, 낼지 안낼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회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해서 항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일괄납부는 군사독재 시절의 잘못된 과거”라며 자율납부가 민주적인 제도이며, 학생회가 아닌 다른 학우들의 건의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자율납부는 일반 학우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학생회비를 내는 것이므로, 그 특성상 반드시 그 자금을 사용하게 되는 단체에 대한 납부자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학우들이 학생회비 납부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이기 위해서는 학생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을 갖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성향이나, 대외활동성과의 평가를 떠나 일단 학생회비가 학우들을 위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학생회의 정치적 성향이 어느 쪽이냐를 떠나 학우들을 위해 존재하는 학생회 본연의 의미를 그 스스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학우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것이 학우들을 위해 이루어 졌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성을 갖게 된 것이다. 학생회 활동에 대해 대부분의 학우들이 무관심하다고 토로하는 학생회에게 이 부분은 분명 주목할 부분이다. 학생회비 납부에 있어서 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 없는 활동은 무의미 하다는 것을 학생회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자율납부가 분명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는 긍정적 사고가 필요하다.
학생회에 큰 관심이 없었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자율납부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학생회비의 납부 여부를 결정하게 되었을 뿐이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되는 효과는 더욱 크다. 분명 학우들은 자율납부를 학생회 활동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혹자는 선 납부 후 평가 방식인 지금의 자율 납부로 무슨 평가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 하지만 2학기의 학생회비는 분명 반년간의 성과와 활동을 보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학생회보다 학우들의 도덕성과 의무감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선거 당시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아니라는 점이나 정치적으로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들 때문에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것은 학생회 활동에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비판은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비판이라는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학생회비 납부나 자율적인 학생회 활동 참여와 같은 의무를 먼저다하는 것이 순서가 맞다. 학생회비 납부 거부라는 권리는 학생회비의 투명한 관리가 되지 않았거나, 공약을 실천하지 않았을 경우 혹은 학생들의 요구에 충실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등과 같이 학생회의 도덕성이 문제가 있을 때에 그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자율납부로 인해 분명히 학생회에게 학생회비를 걷는 것 자체에 수고로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학생회가 학생을 대표하는 대표성을 갖기 위해선 반드시 많은 학우들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학생회를 학생을 위한 학생회로, 그리고 학생을 학생회에 관심을 갖는 학생으로, 그렇게 본래의 학생회와 학생들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기회로 삼는다면, 자율 납부는 분명 학생회에게나 학생에게나 의미를 주는 사건일 것이다. 학생회가 본래의 의미대로 학우들을 위한 단체가 되면 학우들에게 학생회는 꼭 필요한 단체가 될 것이고, 학생회는 학우들을 통한 힘을 얻게 된다. 민주주의에서 대표자는 그 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이처럼 고대 학우들의 대표성을 띄는 학생회의 힘은 2만 고대 학우에게 있다. 권력에는 견제가 필요하고, 지지 없는 권력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당연한 이치다. 학생회는 지지자 즉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아울러 학우들도 학생회는 본래 학생들을 위한 단체이며,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라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대안이 없는 비판만을 위한 비판을 일삼으며 관심어린 시선 없이 학생회비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지성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학생회가 본래 학생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표성을 인정하며 건전한 비판과 도덕성에 대한 평가, 그리고 학생회에 대한 의무를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실행하게 될 때 학생회의 본래의 의미가 되살아 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생은 배우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학생이라고 부르며 분명 그 배움은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반 학우들이나 학생회나 이번 일을 통해 학생회가 왜 필요하며, 무엇을 위한 것인지와 같은 그 본래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박상백|기계공학과 03학번